[뉴스] "1초만에 라이더 연결"...세나, '메시 인터콤' 대중화 이끈다 2022-05-31
[인터뷰] 이주영 세나테크놀로지 비전&디자인 솔루션 이사

전세계 모터사이클과 자전거를 즐겨 타는 라이더나 아웃도어 산악인, 스키어, 익스트림 스포츠인이라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기업이 하나 있다. 바로 '세나(SENA)'라는 기업이다. 세나테크놀로지는 이륜차용 무선 통신 기기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1위 기업이다.

'다양하고 역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에서 모든 이들을 연결한다'는 꿈을 갖고 지난 1998년 설립된 세나테크놀로지(이하, 세나)가 최근 이륜차용 무선통신기기 '스파이더 ST1(에스티원)'을 출시하며, '메시 인터콤'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

인터콤은 휴대폰이 없어도 모터사이클 라이더간 그룹 통신이 가능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전화통화, 내비게이션 안내, 음악감상 등을 지원하는 제품이다. 모터사이클을 그룹으로 타며 취미로 즐기는 라이더들 사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꼽힌다.

세나의 '스파이더 ST1'은 그동안 프리미엄 인터콤에서만 지원되던 '메시' 통신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이주영 세나테크놀로지 비전&디자인 솔루션 이사(사진=지디넷코리아)

 
기존 프리미엄 인터콤이 블루투스와 메시 통신 2가지를 지원했다면, '스파이더 ST1'은 메시와 라이딩에 꼭 필요한 기능만 탑재함으로써 소비자 가격을 30% 낮춘 가성비 제품이다. 뿐만 아니라 예전 제품보다 부피와 무게도 줄어들면서 휴대성이 한층 개선됐다.

메시 통신은 블루투스 보다 연결을 빠르고 간편하게 지원하는 차세대 통신 기술이다. 블루투스 인터콤은 스마트폰과 연결하려면 번거로운 페어링(연결)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반면 메시 인터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채널 선택 클릭으로 단 1초만에 연결할 수 있다. 복잡한 연결 과정이 없는 것이다. 또 메시 통신은 무한대의 인원이 먼거리에서도 연결이 가능하다. 그룹 메시 인터콤을 사용할 경우에는 최대 24명이 최대 8킬로미터까지 연결할 수 있다.

이주영 세나테크놀로지 비전&디자인 솔루션 이사는 "2017년 메시와 블루투스를 모두 지원하는 프리미엄 인터콤(제품명 30K)을 시작으로 꾸준히 메시 인터콤 제품을 출시해 왔다"라며 "지난 5년간 메시 인터콤 사용층이 두터워졌다고 판단해 이번에 메시만 지원하는 합리적 가격대의 인터콤을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파이더 ST1을 통해 메시 인터콤이 시장에서 대중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세나테크놀로지는 지난 2년간 지속된 코로나19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1천377억원, 영업이익은 61% 증가한 129억원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았다. 올해엔 매출 2천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런 성장세의 배경엔 김태용 대표이사를 포함해 회사 대부분의 직원들이 모터사이클 애호가이자 제품을 직접 개발하는 소비자라는 독특한 사내 문화도 한 몫하고 있다. 이주영 이사 역시 시간이 날 때 마다 모터사이클을 즐긴다.

다음은 이주영 세나테크놀로지 비전&디자인 솔루션 이사와 일문일답이다.

 

세나테크놀로지 스파이더 ST1(사진=세나테크놀로지)


Q. 세나테크놀로지를 소개해 달라. 이륜차용 무선 통신 기기 시장에서 점유율은?

A. 세나테크놀로지는 1998년에 설립된 무선 통신 기기 전문 기업이다. 주요 제품은 이륜차용 무선 통신 기기 및 스마트 헬멧, 자전거용 스마트 헬멧, 아웃도어 및 산업용 무선 통신기기 등이다. 사업 초기에는 B2B용 무선 통신 기기를 주로 공급하다가 2010년 B2C 시장에 진출해 사업을 확대했다.

세나는 올해 1분기 전세계 이륜차용 무선 통신 기기 시장에서 60% 점유율로 1위다. 2위는 이스라엘 카르도시스템즈가 20% 점유율을 기록했다. 세나는 글로벌 제품만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제품 철학에 따라 북미 시장에 진출해 점유율을 늘렸고, 이후 유럽 시장에 진출해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 결과 현재 세나의 매출 비중은 북미 40%, 유럽 44%, 기타 지역이 13% 순으로 차지한다. 인터콤은 고배기량 모터사이클 라이더가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북미와 유럽 시장이 가장 크다.

Q. 이륜차용 무선 통신 기기 시장에서 세나는 카르도시스템즈보다 후발주자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인가?

A. 개발자가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김태용 세나 대표는 모터사이클이 취미이며, 인터콤을 사용하는 소비자다. 회사 대표가 직접 사용하면서 개선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직접 개발에 착수했고, 그 결과 기존 제품 보다 안정적인 성능의 인터콤을 출시할 수 있었다. 세나가 통신장비 커넥티비티 기술 노하우를 가진 회사라는 점도 인터콤 개발에 유리했다고 생각한다.

세나가 진출하기 전에는 버튼으로 눌러서 작동시키는 버튼 방식 인터콤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었다. 세나는 다이얼을 돌려서 사용하는 ‘조그다이얼’ 방식의 인터콤을 처음으로 출시하면서 북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조그다이얼은 주행 중에도 인터콤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인터콤과 연결해 사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사용법이 간편하다는 점도 소비자층을 늘리는데 한 몫 했다.

 

세나테크놀로지 스파이더 ST1와 연동해 사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캡처 사진.
메시는 스마트폰 앱에서 9개 채널 중 원하는 채널을 선택해 한 번만 클릭하면 바로 연결된다.


Q. 최근 메시 통신 인터콤이 각광 받는 이유는?

A. 인터콤의 전통적인 통신 방식은 블루투스다. 차세대 통신 기술인 메시는 블루투스 보다 연결성과 확장성에서 더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블루투스는 1대 1 연결 방식이라면, 메시 통신은 그물처럼 여러 대를 동시에 연결시킬 수 있다.

블루투스는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 연결할 때 페어링을 해야 해서 번거롭다. 블루투스 통신이 중간에 끊어지게 되면, 페어링 작업을 다시 처음부터 해야 한다. 이런 점을 인터콤 제조 업체에서 개선시켜 개발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블루투스는 표준 통신규격이기 때문에 우리가 직접 기술을 변화시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블루투스는 최대 4명까지 연결될 수 있다.

반면, 메시는 스마트폰 앱에서 9개 채널 중 원하는 채널을 선택해 한 번만 클릭하면 바로 연결된다. 블루투스로 4명이 연결하려면 서로 만나서 페어링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메시 통신은 먼 거리에서도 채널에 연결될 수 있어 간편하다. 출발하기 전 집에서 채널을 맞춘 뒤, 라이딩에 참여할 수 있다.

메시는 통신이 끊어질 경우, 활동 반경 안에 들어오게 되면 자연스럽게 재연결된다. 마치 와이파이에 패스워드를 저장해 놓으면, 자동으로 재연결되는 것과 동일하다. 이를 ‘브로드 캐스팅’ 방법이라고 부른다.

모터사이클 라이딩은 특성상 그룹 단위의 주행이 일반적이다. 메시 인터콤은 무한대의 인원이 통신에 참여할 수 있고, 간편하게 다자간 통신을 즐길 수 있어 그룹 라이딩에는 최적의 기능이다.

 

메시 인터콤이 내장된 세나테크놀로지 스마트 헬멧(사진=지디넷코리아)

 
Q. 스파이더 ST1은 메시 통신만 지원하는 첫 인터콤이다. 이 제품을 출시한 배경은?

A. 세나는 2017년 처음으로 메시와 블루투스를 동시에 지원하는 30K 제품을 출시했고, 2020년 5월에 성능을 개선시킨 프리미엄 인터콤 50S를 출시해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 5년 동안 메시 사용자 층이 두터워졌을 테니, 이제 메시 통신만 지원하는 제품을 출시해도 사용하는데 불편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메시 통신 전용 ‘스파이더 ST1’은 기존 플래그십 제품 보다 약 30% 저렴한 가격으로 올 3월에 출시됐다. 블루투스를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를 위해 필수 기능만 지원하면서 가격을 대폭 낮춘 것이다. 이 제품은 기존 보다 두께도 얇고 크기도 작아졌다. 프리미엄 인터콤 50S 듀얼 가격(2개 제품)이 70만원대라면, 스파이더 ST1의 듀얼 가격은 44만원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을 빗대어 비유하자면, 50S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이고, 스파이더 ST1은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인 셈이다. 향후 스파이더 ST1 인터콤은 수량면에서 플래그십 제품 보다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Q. 스파이더 ST1은 오픈 메시와 그룹 메시를 지원한다. 두 기능의 차이는 무엇인가?

A. 스파이더 ST1은 그룹 메시 인터콤과 다채널 오픈 메시 인터콤 등 두 가지 모드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오픈 채널 메시는 단톡방처럼 누구나 들어올 수 있으며 인원은 무제한이다. 무전기처럼 채널을 바꿔서 사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라이더들이 만나서 “오늘은 몇 번 채널로 통신할까?”, “1번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니 9번을 사용하자”라고 정한 뒤 채널을 클릭 한 번으로 선택하면 된다

그룹 메시는 선택된 인원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다. 최대 24명이 최대 8킬로미터까지(최소 6명의 라이더@1.6km 간격) 연결 가능한 비개방 그룹을 만들 수 있다. 그룹 메시는 사실 인원을 더 늘릴 수 있으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24명을 권장한다. 메시 인터콤은 제품 간에 서로 기지국 역할을 한다. 제품 수가 많아 질수록 통신 범위가 길어지게 된다.

 

세나테크놀로지, 이륜차용 무선통신기기 ‘스파이더 ST1'(사진=지디넷코리아)


Q. 세나의 앞으로의 계획은?

A. 최근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라이딩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와 해외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제품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세나는 인터콤 제품과 관련해 모터사이클 뿐만 아니라 그룹 통신을 필요로 하는 자전거, 아웃도어 스포츠 분야에서도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앞으로 제품군을 더 늘릴 계획이다. 다음달 6월 7일에는 스파이더 ST1과 동일한 스펙이지만 버튼 방식인 스파이더 RT1(알티원)을 해외에 이어 국내에도 출시할 예정이다. (끝)


* 출처 : 
- 지디넷코리아 이나리 기자(narilee@zdnet.co.kr)
- URL: https://zdnet.co.kr/view/?no=2022053015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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